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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중
"제 마음은 참으로 간사합니다."
말들을 쉬게 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을 때, 그가 연금술사에게 말했다.
"마음은 제가 이대로 계속 가는 걸 원치 않아요."
"바로 그걸세. 그건 그대의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세. 그대가 마침내 얻어낸 모든 것들을 한낱 꿈과 맞바꾸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제가 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거죠?"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없기 때문이네. 아무리 그대가 듣지 않는 척해도, 마음은 그대의 가슴속에 자리할 것이고 운명과 세상에 대해 쉴새없이 되풀이해서 들려줄 것이네."
"제 마음이 이토록 저를 거역하는데도요?"
"거역이란 그대가 예기치 못한 충격이겠지. 만일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면, 그대의 마음도 그대를 그렇게 놀라게 하지 않을 걸세. 왜냐하면 그대는 그대의 꿈과 소원을 잘 알고, 그것들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도 알 것이기 때문이네. 아무도 자기 마음으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 없어. 그러니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편이 낫네. 그것은 그대의 마음이 그대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대를 덮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야."
그는 사막의 길을 가는 내내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마음이 부리는 술책과 꾀를 알게 되었고, 결국은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두려움이 가시고,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사라졌다. 어느 날 오후, 마음이 이제는 행복하다고 그에게 말해주었다.
'내가 때때로 불평하는 건, 내가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야. 인간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지. 인간의 마음은 정작 가장 큰 꿈들이 이루어지는 걸 두려워해. 자기는 그걸 이룰 자격이 없거나 아니면 아예 이룰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 우리들, 인간의 마음은 영원히 사라져버린 사랑이나 잘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던 순간들, 어쩌면 발견할 수도 있었는데 영원히 모래 속에 묻혀버린 보물 같은 것들에 대한 두려워서 죽을 지경이야. 왜냐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아주 고통받을 테니까.'
마음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마음과 싸워본 기억이 있는가. 모든 사람들을 각자의 전투를 펼치며 살고 있다. 그 대상은 외부의 상황, 사람과 같은 것들이 아닌 자기 자신이다. 나는 평안과 행복을 느꼈다가도 하루만에 쉽사리도 아주 작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커져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진다.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나는 바람, 하늘, 온기 나를 둘러싼 아주 사소한 것들에 집중하고 이내 두려움과 후회를 인정한다. 거부하고 도피하는 순간,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환상의 지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은 주로 자아와 관련되어 있어 좋아한다. 세상에서 유일한 것은 나이고,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아주 간단한 해법이지만, 어렵다. 세상은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하다. 세상에 분노할 것들이 너무나 많지만, 받아들인다. 항복의 의미가 아닌. 포용의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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