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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2025.03.27 (목)
종형이가 유난히 생각나는 장소에서
이끌리듯 도착한 장소.
조용한 옛날 음악과 커피가 갈리는 소리
은은한 가게 분위기까지 종형이 생각이 계속해서 난다.
다음에 부산에 오면 종형이가 이 장소를 꼭 와보기를. 사랑은 연필로 쓰라는 가게의 이름처럼 난 항상 종형이에 대한 마음을 펜에 꾹꾹눌러 쓰고는 하는데 그런의미로 나와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사랑을 쓴다. 라는 행위가 누군가에겐 유난이지만 사랑을 쓰면 그 사랑을 누군가는 읽고 누군가는 마음에 새기게 되겠지?
사랑을 썼을 뿐인데 다양한 형태로 써내림이 남을 수 있다는게 참 좋은 것 같아.
언젠가 올 종형이를 위해 쓰고갑니다.
나의 사랑 사랑이를 생각하며
나는 너를 연필로 쓴다
-HJ-
정확히 일주일 전.
부산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라는 카페에서 만난
편지입니다.
테이블에 손님들이 막 쓸 수 있게끔 배치해 둔 낙서장을 휙휙 넘겨 보는데, 이 편지 앞에서 페이지가 멈췄습니다.
어떻게 이 가게에서, 이 테이블에서, 이 낙서장에서, 수십 장의 낙서 가운데에 이 편지 앞에서 멈췄는지.
이 편지는 나를 위한 게 아닌데.
책이라고는 읽은 게 없어서 주제를 보고 한참 고민했습니다. 뇌과학 책을 필사하긴 좀 그렇지 않나.
마음에 드는 글이라고는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책도 작가도 아닌 이렇게 누군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편지를 써도 되나.
글을 보고 마음이 울린 건 처음이었습니다. 보통은 문체가 아니라 내용을 보고 끄덕이게 되는 편인데, 이 편지는 말투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몇 번이고 곱씹어 읽었습니다.
이 페이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말투, 내용, 단어 선택, 모든 부분에서
글 쓴 사람의 마음이 보이고, 예쁨이 보였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지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글이 있지
혼자 보기 아까워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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