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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

나는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이 있고, 또 좋아한다.
덕분에 가리는 것 없이 잘 살아왔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많다는 것은 나의 취향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대변하기도 한다.
바쁜 삶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나에게 너무 무심했던 것일까.
내가 무엇을 아주 좋아하고, 적당히 좋아하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카테고리 분류가 잘 되어있지 않다.

'좋아하는 것'이란 뭉뚱그린 카테고리만을 가진 나는 물건을 하나 고르기도 쉽지 않다.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 사야할까? 내가 우선시하는 기준은 뭘까?
조금 비싸도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살까, 아니면 그냥 다이소나 쿠팡에서 시킬까? 나는 환경을 중요시하는 사람인가?
이런 가치관의 문제까지 개입하면 더욱 머리가 복잡해진다.
결국 후기를 꼼꼼히 살펴본 뒤 남이 좋다는 제품들을 골라 사기 마련이다.
유튜브에서 남이 좋다는 물건은 놓칠세라 캡쳐해두면서, 내 스스로가 좋다하는 물건이나 활동은 휙 넘겨버리기도 한다.

나의 취향을 찾기 위해, 일단 내가 아주 좋아하는 것부터 찾고 기록하기로 했다.
산더미에서 보석을 찾아내듯 내가 진실로 좋아하는 것을 겨우 찾았는데 잊어버리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갑자기 바빠지면 나에게 무심한 날들도 생길 것이다. 하루 이틀은 괜찮지만, 바쁜 날이 겹치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더라? 하기 쉽상이다.
그러므로 기록해두고, 자주 펼쳐보고, 이때는 이것으로 행복했구나, 또 오늘은 이것을 하니 기분이 참 좋았다. 하고 되돌아봐야한다.
그것이 쌓이면 이제 나의 취향을 내보일 수 있고 스스로의 기준에 맞추어 선택하는 멋진 어른이 되지 않을까.

(4.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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