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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다

잿더미

멀리 도망 와서 장작불만 쳐다보고 있으니
무슨 생각 하느냐 물었지

"아무 생각 안 해"

얼마 남지 않은 땔감 생각하다
자꾸만 추억을 끼얹어도 나는 젖지 않는 몸이 되었다는 생각
건조하게 메말랐으니 나무 대신 나를 집어넣어도
잘도 타오를거라는 생각

그렇게라도 뜨겁고 싶다는 생각

두고 온 것들 생각하다
잊어서 버린 것들이 있을까 또 생각
하도 잊어버리고 사니 두고 온 것이라고는
살충제로 뒤덮인 식탁뿐이라고 생각

(1.2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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