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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다

그것은 일종의 전쟁이었다. 그리고 우정을 다지는 의지이기도 했다. 과열된 불판에 떨어뜨린 물방울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며 기화되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었다. 그 누구도 무엇하나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소동은 잠잠해질 줄을 몰랐다. 끝을 모르고 내달리는 맹목적이고도, 어찌보면 순수하기까지 한 질주는 이틀 째 계속되고 있었다.

이제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마음 한켠에는 미약하게나마 물러서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여전히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에 서 있었다 .어찌보면 돌이킬 수 없는것 같기도 했다. 아니, 확실히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완전히 궁지에 내몰렸다. 언제 이렇게 되버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 상태에 있을것이라는건 확실하다.

바보같은 실수를 했다. 그것도 두어번이나! 내성은 빠르게 생기고 감흥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의지는 쉬이 무너지고 동기는 생기지 않는다. 이러다가는 큰일이 벌어질 것이다. 무엇이든 영원히 감출 수 있지 않다.

(2.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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