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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다
나를 기른 글. 그 봄 혼자 떠난 제주도. 선선한 북카페에서. 묵은 마음의 상자를, 열어야만 했다.
잠을 줄여야했던 바쁜 생활과 묵혀놓은 슬픔이 겹쳐, 알람을 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가족이든 말 못할 비밀이 있다 했던가. 허우적대던 나는 한 책을 붙잡았다. 가족의 트라우마 치유에 관한 책.
여행 내내 읽고, 마침내 나의 상황에 맞게 기록했다. 쓰고나니 후련하더라. 일상으로 돌아와 한참을 '잘' 살고있다.
오랜만에 그 글을 꺼내어 옮겨본다. 모각글에서 배운대로 수정도 조금 했다.
솔직함의 주파수가 통하길 바라며..
조금 커서 이 얘기를 들은 후로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여동생의 희생으로 나는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는 생각에 미안했다.
엄마가 수술을 하지 않아 병세가 악화되었다면, 나는 어디에 맡겨졌을까? 어디든 엄마 없는 아이라는 불쌍한 시선을 받으며 자랐을 것이다.
나는 이 주어진 운명을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누군가의 불행으로 내가 행운을 얻었다면, 이 또한 고개 숙여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잘되는 것으로 그 불행이 헛되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받아들임이다"
엄마는 나더러 아빠를 닮았다고 한다. 나는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그 말대로 이루어질까 두려웠다.
그런 말 대신 엄마에게 듣고 싶은 말. '나는 네 안에 있는 네 아빠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네가 아빠처럼 되면 내가 기쁘겠다'.
내 몸의 절반 그 어느 것도 더럽지 않다. 이기적이게도, 엄마가 직접 그것을 인정해주면 좋겠다.
엄마는 아빠를 선택하여 불행한 부부 생활을 보냈다. 그러나 나는 덕분에 이 세상을 누린다.
"아빠 험담을 내게 하지 마세요"
본인의 인생의 고통을 나의 성공으로 보상 받으려 하는 심리. 엄마가 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나는 그 충성 기대에서 벗어나 자립해야 한다. 부모는 자신이 짊어진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엄마가 주는 사랑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에 부응할 필요는 없다. 부모는 주고, 자식은 받는게 부모-자식 관계이다.
엄마의 기대에서 비롯한 집착들을 내려놓자. 그것들은 나의 욕망과 비슷하지만, 분리되어야 한다.
"당신은 주시고 저는 받습니다. 당신은 크시고 저는 작습니다"
*치유를 위한 언어_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 당신은 크시고 저는 작습니다. 당신은 주시고 저는 받습니다. 당신은 당신인 그대로 제 어머니입니다. 당신께서 그러하시기에 저는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저에게서 자유롭습니다. 당신에게서 오는 힘으로 저는 살아갑니다. 고맙습니다.
[트라우마 대물림을 치유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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