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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다
입시, 진학, 사랑, 취업, 승진.
얼마 전 일명 수시 ‘6광탈’을 한 동생,
네 번째 수능을 마무리한 친구,
재취업에 성공한 간호사 이모,
몇 년 뒤 정년 퇴임을 앞둔 아빠,
돈과 적성이라는 선택지에서 고민하는 졸업생 선배,
오랜 연인과 이별 후 원래의 자신을 찾아 나선 박사 과정 선배.
주변만 돌아보아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크고 작은 고민을 안고 하루를 살아내는 모습들이 보인다.
나의 경우, 대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1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취업에 대해 준비하고 있고, 고민이 없다면 분명 거짓말이다.
남들보다 부족한 학점, 좀처럼 정리되지 않는 뒤죽박죽 프로젝트,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됐을 기사 자격증 준비까지. 이런저런 걱정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나 잘 살고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기라도 하면, ‘이런 생각을 할 바에야 한 문제라도 더 보자, 한 글자라도 더 쓰자.’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 실험실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돌아오며 엄마랑 통화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진로 관련 얘기를 나누던 중 엄마가 말했다.
“저번에 그 메이크업하는 사람인지 정샘물이 방송에서 그러던데, 자신 눈동자 색을 보고 화장품 색을 맞는 톤을 쓰라고 그러더라. 그것처럼 다 제각각의 삶이 있는 거지.”
생각해 보니 요즘 사람들, ‘퍼스널 컬러’며 ‘MBTI’며 자기 자신을 찾고자 갖갖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삶과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자책하거나 시도해 보기도 전에 용기를 잃어간다.
분명 언젠가 우리 모두 각자가 좋아하고 꿈꾸던 무언가가 있지 않았던가.
물론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잠시 다른 일에 열중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우리 주변 대부분은 사회적인 시간에 갇혀 잠시 자신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살고 싶은 나의 모습을 찾는다는 것은.
그래서 우리는 모두의 취미를 존중하고 응원해야 한다.
일상 속 틈새 시간을 활용해서라도 좋아하는 것을 하며 각자의 취향을 쌓아가기 시작한다면, 지금은 흐릿하더라도 내년 봄, 그 이듬해 봄에는 더욱 선명해져 있을 거다.
나는 얼마 전 대구국제마라톤 10K 코스를 완주했고 오늘도 어김없이 달리며 더 선명해져 가는 나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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