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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다

<고등학생 상훈이의 마지막 브이로그>

아픈 조각 여러 개. 취준으로 끝없이 내려간 자존감. 친구 사이에서 버텨낸 미묘한 감정 싸움.
한순간도 돌아 가고 싶지 않았다. 허나 상훈이를 보고 지금이라도 바닥에 풀썩 주저앉고 싶다.

다려진 교복이 순간의 감정에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비싸고 빛나도 내 마음보다 중하랴. 엄마가 다려준 교복을 입는다 한들, 엄마 없는 졸업식은 겨울 차가운 슬리퍼처럼 익숙해지지 않았을 거다.
안다. 서운한 마음에 더 많이 웃은 거.

나도 저 날 졸업했다. 상훈이랑 같은 나이대라 참 복 받았다. 앞으로 상훈이가 사는 삶을 같이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든든하다. 짧은 서운함은 그저 넘기면 된다.

행복하자 상훈아! 콘푸라이트에 우유 4통 넣어서 먹은 날 놀려서 미안.

(2.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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