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중 전화
잘 지내냐 가끔은 기별 좀 하라는 말이다 바람이 차다 자크 끝까지 올려 입고 모가지 횅하니 내놓고 다니지 마라 간밤엔 눈이 내렸다대 핸드폰 보며 걷지 말고 주머니에서 손 빼라 넘어질라 너 좋아하는 반찬 해놨는데 주말에 한 번 들러가라 동생들이 너 보고싶다대 잘 챙겨먹고 다닌다면서 그 뭐냐 그 배달 음식이나 시켜먹잖니 그거그거 뭐 좋은거라고 요새는 뭐 한다고 통 연락도 없는 거니 어련히 잘 하고 있겠지 하면서도 걱정이다 정신 좀 챙기고 아직도 일머리 없는 건 똑같겠지 어디어디 거참 나가서 쓰겠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요새도 그러대 세상 참 맵다고 잘 지내니 언제나 보고싶다는 말이다 추신. 보고싶구나 오늘도 잘 지내냐는 말이다
등록번호 : 100083
이 시는『이충호』 님이 쓴 것입니다. 작가 프로필 보기(클릭 이동)
●작가의 한마디:
"모성애라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화려하기보다는 투박한 사랑입니다. 아무리 꾸며보려 해도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꺼내와야하는 말, "엄마". 마지막으로 편지를 써본 것이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다들 그러시지 싶습니다. 이렇게라도 안부를 전합니다. 나의 가장 처음의 사랑이자 근원적인 마음에게."
의견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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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서 그려지는 시였습니다. 어머니의 말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 한 생생함이 시 마지막까지 이어져서 시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었어요! 시 짱입니다! 8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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