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가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성애는 엄마가 되는 시기 뒤에 있었고
너는 나와 같은 길을 걸을 운명이었을까
울음을 헤치고 들어오는 냉기를 타고
너의 귀에 더 차가운 말을 들려주려다
입술 대신 코를 너의 머리 위에 올렸다
울음은 사치라는 말을 거스르고 싶어서
너를 둘러싼 성에의 다름을 간직하고 싶어서
이것이 너의 마지막 울음이었음 해서
숨을 참은 채 너의 눈으로 보낸 눈길 속
너의 눈이 방금 일어난 뱀과 같은 것은
조금 전 하나의 계절이 스며들었기 때문일까
살짝 열린 틈새로 온 분홍 꽃보라 한 조각도
너의 볼로 감싸게 해주고 싶어 손을 올린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깨고 감싸며 헤치리라
믿고 싶은 듯 빨개진 검지가 보인다.
등록번호 : 100094
이 시는『최영준』 님이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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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 주변에서 작가라는 직업을 종종 권유했습니다. 그래서 뭔가를 쓰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생각했지만 한 달 전의 어떤 프로젝트에 당선되기 이전에는 작가로 살아도 괜찮겠다 확신하지 못했죠. 그 이후에 공동 시집을 출간, 독자들과 북토크까지 열게 되면서 작가를 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말 그대로 출산 이후의 엄마가 어떤 마음인지를 담아서 쓴 시입니다. 처음에는 Queen Never Cry를 생각했다가, 모성애를 모와 성에라고 떼서 생각도 했죠. 그러다 이 둘을 조금 따스한 마음으로 쓴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을 하며 쓰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