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아닙니다. '경험'입니다.
2024.06.03  ·   by 크리스

홍성태 교수가 쓴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2022)을 '최고의 브랜딩 책'으로 꼽는 브랜드 디렉터, 기획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 책은 화려한 기교와 테크닉보다는 '업業의 본질'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여러가지 방법론을 얘기하는데, 그 중 하나가 '무조건 부정하기'입니다.

브랜딩은 결국 차별화이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고착개념"을 벗어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그것이 업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자기 나름대로 브랜드를 정의하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1) 자기 사업에 대해 사람들이 가진 고착개념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2) 그걸 무조건 부정해보는 것입니다. 언뜻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실 것 같습니다. 이런 얘기입니다.

"죽은 '환자식'이 아닙니다. '건강식'입니다."(본죽)

"운동화는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이 아닙니다. '도전정신'입니다."(나이키)

"컴퓨터는 '계산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창의력'입니다."(애플)

"우리는 '화장품'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기대감'을 파는 것입니다."(화장품 회사 레블론)

"~~~은 ~~~가 아닙니다. ~~~입니다." 에 자기 브랜드를 대입하고 '무조건 부정'해보라는 것입니다. 책에는 이런 예도 나옵니다.

"우리는 '장난감'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신나게 즐거운 시간'을 판매합니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솟구치는 식욕'을 판매합니다."

"저희는 '좋은 침대'를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깊고 달콤한 잠'을 판매합니다."

"저희는 '명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상한 품위와 유서 깊은 문화'를 판매합니다."

유락yoorak을 단순 '카페'가 아닌 '스타트업'으로 정의하고, '커피'가 아닌 '경험'을 부각했던 것도 사실 나름대로 업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해보려는 시도였습니다. 물론 새롭게 정의한 업의 본질을 고객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은 남겨진 숙제일 것입니다. 유락의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정돈되지 않았고 부산스럽지만, 조심스레 찾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사람들의 고착개념을 무조건 부정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꽤나 유용한 방법입니다.

크리스
@yoorak_coffee_roasters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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