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디저트가 생겼습니다!
2024.06.18  ·   by 크리스

유락yoorak에 "바나나푸딩"이 생겼습니다. 뉴욕 매그놀리아 스타일로, 컵에 담아 스푼으로 퍼먹는 꾸덕한 푸딩입니다.

J는 서울의 한 신문사에 다니는 사회부 기자입니다. 기자들은 대체로 미식美食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자의 일이란 사람을 만나는 것이고, 만남은 곧잘 먹고 마시는 행위로 이어집니다. 때로 먹는 것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은 효과적인 대화의 무기가 되기도 합니다. 긴장되고 경직된 분위기를 깨는 데에도, 낯설고 서먹서먹한 사이를 좁힐 때에도 써먹기 좋습니다. 가령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혹시 평양냉면 좋아하세요? 오, 그럼 을지로에 거기 가보셨어요?..." 하며 말문을 트는 것입니다.

J는 그런 기자들 사이에서도 대단한 미식가로 통하는 인물입니다. 중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와 중국 요리에 남다른 식견이 있으며, 군대에서 보직은 취사병이었습니다. 취미도 요리, 관심사도 요리입니다. 그와의 대화는 물흐르듯 먹는 것으로 이어지며 대화 주제라고는 온통 먹는 이야기뿐이어서 가끔 '이 사람 머리에는 먹는 거 말고 뭐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오래 경찰서 출입을 하며 경찰들과 어울렸던 것도 그의 미식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자기 관할을 손바닥 보듯 구석구석 살피는 경찰들은 기자 못지 않게 먹는 것에 진심입니다.

J는 중국집에 가면 꼭 볶음밥을 시킵니다. 그러고는 누군가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오른쪽 어깨를 앞으로 말아 밥그릇을 보호하듯 고개를 숙이고 숟가락을 잡습니다. 숟가락도 평소 잡는 방식이 아니라 꼭 단검 쥐듯 말아 잡고 "어푸어푸" 하며 허겁지겁 먹습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90년대 홍콩 영화 뒷골목 장면에서나 나올 법한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어느날 그에게 "이러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뭘 잘 모르는구만~ 이렇게 먹어야 현지 느낌으로 먹는 거라구~ 그래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유락의 바나나푸딩 레시피는 J가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가게 열면 이거 꼭 해야돼~", "홍대 유명 바나나푸딩 가게 OOO라고 있는데 거기보다 더 맛있음" 하며 노래를 불렀던 것입니다. 강한 확신에 찬 그의 어투는 마치 '이것만 팔면 너는 분명 큰 성공을 거둘거야!' 믿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속는 셈치고 해보니 그가 왜 그렇게 안달이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18일(오늘)과 19일 유락을 찾는 분들께 매그놀리아st의 바나나푸딩을 무료로 내어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크리스
@yoorak_coffee_roasters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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