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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비주류
씅은 비범非凡합니다. 일단 남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그렇습니다. 첫만남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늘 죽음을 생각합니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이제와서 하는 고백이지만 진심으로, "이상한 사람" 같았습니다. 입고리를 억지로 당긴 뒤 일부러 그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눈가에 힘을 모았습니다. 이제 이것은 "기세"의 영역이다, 싶었습니다.
사실 씅은 가게로 들어올 때부터 이미 범상치 않아보였습니다. 양 팔뚝에 각각 새긴 고양이와 화살 꽂힌 심장(?) 문신,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펑퍼짐한 반바지와 검정색 하이싹스의 매칭, 눈을 살짝 가릴 정도로 내려온 긴 앞머리며 코끝에 걸쳐만 놓은 안경, 그리고 그 너머 어쩐지 나른해보이는 눈동자까지. 무언가 "진짜"의 분위기가 풀풀 풍겼습니다. "큰 거 왔다", 싶었습니다. 입고리를 꽉 당겼습니다.
실제로 씅은 예사롭지 않은 인물입니다. 가오픈 때 잘 굴러가던 카페를 갑작스럽게 닫고 1주일 동안 폐관수련(?)을 했던 것도 그렇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알 겁니다. 일단 굴러가기 시작한 가게를 멈추기란, 활시위를 떠난 화살을 붙잡는 일이나 다름 없습니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것도 찜찜한데, 1주일이라니! 씅이 갑자기 가게 문을 닫은 이유는 "내가 내린 커피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습니다.(이밖에도 '외부 음식 반입 가능', '라면 먹어도 되는 카페' 글을 올리는 등의 기행(?)을 일삼은 바 있습니다.)
씅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누며 경계심과 의심의 감정이 누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눈가에 힘이 풀렸습니다. 얼마 전 "실존"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씅은 남들(친한 커피인들)이 다 말리는 자신의 "실존적 선택"(추후 자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이 정말 맞는 것인지, 자신이 만들고 있는 "휴먼어라운드커피"를 단순히 "커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가치관, 철학을 녹여 고객들에게 전하는 공간으로 만들려는 자신의 계획이 과연 옳은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씅은 가게 오픈 전에도, 후에도 왜 자신이 "휴어커"라는 공간을 만들었는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글을 정말 잘 씁니다.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씅은 유락yoorak에 어떤 동질감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가난과 행복, 인간의 유한성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의 글을 읽으며, 저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프로젝트 비주류>를 함께 만들어보자 제안했던 것입니다.
씅과 "휴먼어라운드커피"가 <프로젝트 비주류>의 다섯번째 팀으로 합류했습니다. 사실 예전에 한번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것입니다. 그때 그가 "하지 않겠다" 했던 이유는 "나의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끝까지 망설이다 합류를 결정한 씅에게 "다시 들어오기로 한 이유가 무엇이냐" 물으니 "여기 계신 분들의 활짝 웃는 얼굴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낭만젊음사랑"의 나니가 말했습니다. "씅의 합류로 어쩐지 '마침표'가 찍히는 느낌이 듭니다."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씅의 승선乘船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