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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글입니다.
현대미술Modern Art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일단 정의부터 내리고 시작하겠습니다. "현대미술"이란 무엇일까요? 난해합니다. 어렵습니다. 아마 100명한테 물으면 100개의 대답이 돌아올 겁니다. 그러니 제 생각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현대미술은 "아이디어"입니다.
그 시작점은 프랑스 작가 마르셸 뒤샹(1887-1968)의 <샘>(1917)입니다. 분명 본 적이 있을 겁니다. 평범한 남성용 소변기에 작가의 이름("R. Mutt")이 적혀 있는, 바로 그 작품입니다.
뒷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미국 독립미술가협회가 주관하는 '뉴욕 앙데팡당전'에 출품된 이 작품을 본 당시 심사위원들은 역정을 냈습니다.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게 무슨 예술이냐!" 화를 냈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마르셸 뒤샹, 이 전시회의 조직위원이자 협회 이사였던 인물입니다. 그렇습니다. 가명을 쓰고 '언더커버'로 작품을 냈던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곧바로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됩니다. 원래는 누구든 6달러만 내면 전시가 가능했지만, "예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시될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원작은 버려져 지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보았던 것은 뒤샹이 나중에 만든 17개의 복제품 중 일부입니다.
이 작품이 왜 현대미술의 경계일까요? 이 작품은 "꼭 예술가의 손을 거치지 않더라도 작품이 될 수 있다", "예술은 풍경이나 인물을 손으로 재현하는 테크닉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 이전까지 예술계에 자리잡고 있던 암묵적인 룰이, 고정관념이, 유물론적 패러다임이 단숨에 부숴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개념', 혹은 '아이디어'라는 패러다임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아울러 현대미술은 "질문"이기도 합니다.
벨기에의 르네 마그리트(1898-1967)는 20세기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이미지의 배반>(1929)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캔버스 가운데 평범한 파이프가 그려져 있고 그 아래 'Ceci n'est pas une pipe'(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작품입니다. 아마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아~ 이 작품?!' 바로 알아차리실 겁니다.
이 작품의 가치는 기존 관습과 고정관념을 깼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파이프를 그려놓고 파이프가 아니라는, 매우 엉뚱한 주장을 하는 이 작품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합니다. 저는 그가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봅니다. "일단 파이프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게 무엇인 것 같으냐?"고 되물은 겁니다. 아마 그에 따른 대답은 제각각일 겁니다. 그 대부분, 작가의 의도와 불일치했을 겁니다.
현대미술의 난해함은 이같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작가의 질문, 그러니까 "이게 뭘 표현한 것 같냐?"고 되묻는 데에서 기인합니다.
이 작품들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존 개념을 전복시켰습니다. 뒤집고, 엎어놨습니다. 멀쩡한 소변기를 가져다 놓고 "이것은 소변기가 아니라 '샘'이다." 주장하고, 누가봐도 파이프를 그려놓고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주장합니다. 요컨대 "일단 부정하고 보기"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This is not a _ _ _ ."
"이것은 _ _ _ 가 아니다. 부정하는 것이 모든 혁신의 출발점이다."
설득이 될 진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 팝업에서 꺼내봅니다. "이것은 커피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