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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원래 이름이 '구골(googol)'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구골은 10의 100제곱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1938년에 수학자 에드워드 카스너가 만들었는데, 10살배기 조카에게 "어마어마하게 큰 수의 이름을 생각해 보라"고 하자 돌아온 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당초 "거대한 검색엔진"이라는 뜻에서 '구골'을 낙점했는데, 이후 투자자의 표기 실수로 'google'이 되었습니다. 단순 오타였지만 "어쩐지 괜찮아 보여서 그대로 썼다"고 하네요.(물론 '구골닷컴'이 이미 등록돼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브랜드명은 때로 엄청난 고민 끝에 나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연한 영감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K로 시작하는 무의미한 알파벳 조합으로 만들어진 '코닥(KODAK)'이나, 검은색 키보드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양을 보고 지은 '블랙베리(BlackBerry)', 문득 본 레스토랑 외관이 오두막(hut)처럼 생겼다고 해서 만들어진 '피자헛(Pizza hut)' 등등이 그렇습니다.
사람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명품 쪽이 특히 그렇습니다. 샤넬, 에르메스, 디올, 프라다, 버버리, 루이뷔통, 구찌, 까르띠에, 이브 생로랑, 베르사체... 자동차 쪽도 비슷합니다. 포드, 토요타, 벤츠,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페라리, 포르셰, 쉐보레, 푸조... 모두 창립자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유락yoorak이라는 브랜드명은 3년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이름(李有落, 1933-2021)에서 따온 것입니다. '할아버지 이름으로 무엇이든 가치있는 걸 만들어보자'는 아주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해 어느 브랜딩 스터디에서 "모두 다 준비됐는데, 이름을 못지어서 런칭을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내심 '음, 그럴 만하네.. 그런 면에서 나는 꽤 운이 좋은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이거, 내가 지금 엄청난 일을 벌여놓았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서비스나 프로덕트 퀄리티가 고객 눈높이에 맞지 않기라도 한다면, 애꿎은 할아버지가 욕을 먹는(!), 그런 구조가 된 셈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거꾸로 생각하면 꾸준히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점에선 "오히려 좋아" 같기도 합니다.
"유락 사장님"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감정이 듭니다.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이름이란 것의 무게감을 느낍니다. 누군가를 생각합니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