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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수직적입니다. 단순히 '수직' 표현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군대? 가소롭습니다. 경찰? 저리가라입니다.
B라는 조직은 정반대입니다. 수평적입니다. 여기 역시, '수평'이라는 표현만으론 설명이 어렵습니다. 일단 규칙이 없습니다. 넷플릭스 "No Rules Rules"와 비슷합니다.
이렇게만 놓고보면 마치 전자는 살아있는 지옥, 후자는 지상 천국 같기도 합니다. 심지어 월급도 후자 쪽이 후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A가 마냥 나쁘지만도, B가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예컨대 B의 경우, 이런 많은 혜택들은 몇 발자국 가지 못해 금방 '올가미'로 변하게 됩니다. 서서히 목을 옥죄어 옵니다. "그래, 이정도로 다 해줬잖아? 그래서 결과는..?"이 되는 것이죠. 끝없는 성장을 요구하지만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각자 알아서 성장해야 합니다. 종종 조직이 산으로 가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수평'을 강조한 탓에 강한 리더십이 발휘되기 어려워서입니다. 조직원들끼리 친해지기도 어렵습니다. 서로 닉네임만 공유할 뿐이라, 뒤늦게서야 "야, 너두?", "너두?" 농담같은 풍경이 펼쳐지곤 합니다.
반대로 생지옥에 가까워보이는 A도 굳이 꼽자면 긍정적인 면이 더러 있습니다. 초능력에 가까운 업무처리 능력을 얻게 됩니다. 일처리 속도가 알파고와 비슷해집니다. 자기합리화와 궂은 일을 군말없이 잘하게 됩니다. "내가 그 악독한 시간(수습)도 견뎠는데 이정도쯤이야.." 역경을 헤쳐나갈 근력이 생깁니다. 술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듭니다. 요상한 정情도 쌓입니다. 선배들한테 쌍소리도 좀 듣고 들이받기도 하면서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이 두 조직을 겪으며 깨달았던 바는 조직에 '정답'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뜬금없이 조직이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 것은 유락yoorak에 새로운 동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입니다. 정식 채용도 아니고 일단은 느슨하게 연결되는 정도이지만 어찌됐든 이제 혼자가 아니게 된 것입니다. 작지만, 조직이 된 것입니다.
A에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리더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B에서 배운 건 "조직원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장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물론 양쪽 다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일종의 반면교사(?)들이었습니다.)
디자이너의 합류 과정도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았습니다.(예고편: "우리 딸 한번 만나 보실래요..?") 특이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